한국인의 수면

한국인의 수면의 문제점 - 불면증을 부르는 한국식 야근 문화

saver111 2025. 7. 2. 22:50

한국 사회에서 '야근'은 단순한 업무 연장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관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기업, IT 업계, 언론사, 공공기관 등에서는 야근이 보이지 않는 의무처럼 작동하며,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을 미루는 문화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런 야근 문화가 단지 '불편'이나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실제로 야근은 수면 패턴을 망가뜨리고,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지며, 이는 우울증, 생산성 저하, 면역력 약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식 야근 문화가 불면증을 유발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도 함께 제시한다.

야근의 일상화로 인해 한국인의 수면이 늦어지고 있다

1. 야근의 일상화: 한국인의 수면은 왜 늦어지는가?

한국 직장인의 평균 퇴근 시간은 OECD 평균보다 최소 1~2시간 늦다.
특히 IT, 제조업, 금융업 등 주요 업종에서는 업무 마감 시간이 7시 이후가 기본이며, 일부 기업에서는 10시 이전에 퇴근하면 ‘눈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런 문화는 단지 업무의 양 때문이 아니라, 업무 처리보다 ‘함께 있는 시간’을 중요시하는 조직 문화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 중 47.8%가 ‘불필요한 야근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단순히 업무량이 많은 것보다도, 조직 분위기나 상사의 태도, 회식 등의 ‘비업무적 요소’가 퇴근을 늦추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요 국가 직장인 평균 퇴근 시간 비교]

독일 오후 5시 낮음
프랑스 오후 5시 30분 낮음
일본 오후 6시 30분 높음
미국 오후 5시 30분 중간
한국 오후 7시 50분 매우 높음

2. 한국인의 수면을 망가뜨리는 야근의 구조적 문제

야근은 단순히 ‘퇴근이 늦는 것’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사람의 생체 리듬은 빛의 노출과 수면 패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가장 활발한 시간이며, 이때 자야 깊은 수면이 가능하다. 하지만 야근으로 인해 이 시간대에 깨어 있는 경우, 생체 리듬은 망가지고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로 빠지게 된다.

또한, 야근 이후에는 ‘퇴근 루틴’이 필요하다. 씻고, 식사하고,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보통 1~2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취침 시간은 자정 이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수면 시작 시간이 늦어질수록, 수면의 ‘질’과 ‘양’ 모두 저하된다.

게다가 한국 직장인은 스트레스도 높은 편이다. 야근은 업무량의 증가만이 아니라, 상사의 기분, 인사 평가, 동료와의 관계 등 심리적 압박을 동반한다. 이로 인해 야근 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 잠들기 어려운 상태, 즉 초기 불면 증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3. 야근과 불면증의 상관관계: 데이터로 본 심각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불면증 환자 통계’에 따르면, 20~50대 직장인 불면증 진료 건수는 지난 5년간 42% 증가했다. 특히 퇴근 시간이 늦은 업종(IT, 금융, 미디어) 종사자들이 주로 속한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직장인의 61%가 “야근 또는 교대 근무로 인한 수면 불균형”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즉, 야근이 단순히 불편한 관행이 아니라, 실제 불면증 유병률을 높이는 명확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는 연령별 불면증 진료 건수 증가율 변화 그래프이다.

 [연령대별 불면증 진료 건수 증가율 (2018~2023)]

20대 +38%
30대 +44%
40대 +47%
50대 +41%
60대 이상 +18%

4. 한국인의 수면 불면증을 줄이기 위한 야근 문화의 개선 방향

야근은 결국 조직 문화와 리더십 철학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일본처럼 과로사가 사회 문제로 확산되자, 일본 기업들은 ‘조기 퇴근제’, ‘전사 야근 금지의 날’을 도입했고, 유럽 일부 국가는 법적으로 이메일 응답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주 52시간제 도입과 함께 일부 기업이 자율근무제나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아직 멀었다.
야근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이 필요하다.

  • 상사의 퇴근이 직원의 퇴근 신호가 되어야 한다.
  •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금지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 성과 중심의 평가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다.
  • 정부 차원의 노동 문화 개선 캠페인이 이어져야 한다.
  • 불필요한 회의, 문서작업 등을 줄이는 ‘업무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도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야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삶의 균형이 곧 수면의 균형이며, 건강한 수면은 곧 장기적인 생산성으로 이어진다.

5. 마무리

한국식 야근 문화는 단지 퇴근이 늦는 문제를 넘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면증 유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개선 없이는 야근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은 개인의 사치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미래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