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수면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왜 가장 짧은가? 육아와 수면의 관계

saver111 2025. 7. 17. 11:00

한국 사회에서 엄마의 하루는 누구보다 이르며, 누구보다 늦게 끝난다. 아이가 있는 여성은 보통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고 나서도 직장, 가사, 가족 관리까지 하루 종일 ‘돌봄 노동’에 노출된다. 하루 일과를 마친 밤에도 아이가 잠들어야 본인의 시간이 겨우 시작되는데, 그마저도 12시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5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 중 3040대 엄마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51분으로, 성인 평균보다 40분 이상 짧다.
이 글에서는 ‘왜 한국 엄마는 가장 덜 자는가’에 대한 원인을 육아, 가족 문화, 사회 구조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서 실제 엄마들이 겪는 수면 문제와 심리적 소진 현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엄마의 수면과 아이의 수면과의 관계에대해 알아보자

1. 아이가 자야 엄마가 쉴 수 있다 – 한국인의 수면은 ‘타인의 수면’에 종속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자신의 수면 패턴을 스스로 정할 수 없다. 특히 0~6세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엄마는, 아이가 잠드는 시각과 깨는 시각에 따라 자신의 생활리듬이 완전히 결정된다. 아이가 잠들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이가 새벽에 깨면 바로 반응해야 한다.

내 주변의 엄마 친구들 중 절반 이상이 “밤에 세 번 이상 깬다”, “새벽 5시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엄마의 수면은 아이의 상태, 울음, 뒤척임에 따라 조각조각 잘리는 수면이 된다.

게다가 아이가 자고 난 후에도 청소, 설거지, 자기 일정을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실제로 깊은 수면에 진입하는 시각은 새벽 1시 이후인 경우가 흔하다. 결국 엄마들의 수면은 ‘내가 잘 수 있을 때’가 아니라, ‘상황이 허락할 때’ 이루어지는 수면이다.

2. 통계로 보는 한국인의 수면 시간 – 다른 누구보다 짧고 단절적이다

2025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30~40대 여성 중 미취학 자녀를 둔 엄마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51분,
반면 동일 연령대의 무자녀 여성은 6시간 42분, 같은 연령대 남성은 평균 6시간 35분으로 나타났다.

구분평균 수면 시간비고

 

미취학 자녀 둔 엄마 5시간 51분 밤중 각성률 3회 이상, 깊은 수면 비율 낮음
무자녀 여성 6시간 42분 상대적으로 일정한 수면 리듬 유지
동일 연령대 남성 (기혼 포함) 6시간 35분 야근 영향 있으나 수면 집중 시간 확보 가능
 

이 통계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수면 시간 차이가 아니라, 엄마들의 수면이 대부분 '단절적'이라는 것이다.
한 번에 깊게 자지 못하고 자주 깨며, 이 때문에 렘수면 비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수면 시간보다 피로도가 훨씬 더 누적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3. 한국의 수면 질 낮음 – 감정 조절력, 집중력, 우울감에 직접 영향

엄마의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곤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한 엄마일수록 다음과 같은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 아침부터 짜증, 초조, 반응 과민
  • 감정 폭발 후 자책과 무기력
  • 낮에 집중력 급격히 저하
  • 우울 증상과 자존감 저하 증가

특히 산후 1년 내에 수면이 극도로 불안정한 경우, 산후우울증이나 갱년기 우울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엄마의 뇌는 쉬지 못하면 아이의 울음에 과하게 반응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기 쉽다.

내 주변의 한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4. 한국인의 수면을 회복하는 법 

완벽한 수면은 어렵지만, 회복 가능한 수면 구조를 만드는 건 가능하다.
아래는 실제 엄마들이 시도해 효과를 봤던 실천 루틴이다:

  • 낮잠을 ‘스스로 허용’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 아이와 동시에 잠드는 ‘선잠 루틴’ 활용하기
  • 잠들기 전 30분, 핸드폰 대신 조용한 음악이나 호흡 훈련
  • 가족에게 “수면 시간 보호 요청”하기 (특히 남편과 역할 조율 필수)
  • 잠 못 자는 것에 대한 죄책감 내려놓기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돌봄 노동의 피로 누적’을 수면 문제로 인식하고, 엄마들을 위한 수면 회복 지원 프로그램이나 밤 시간 가사 지원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엄마도 ‘수면권’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이다.
아이와 가족을 위해서라도, 먼저 엄마의 뇌와 몸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면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권이다.

5. 마무리

한국 엄마는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늦게 잠든다.
그들의 수면 부족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역할 과중이 만든 구조적인 문제다.
이제는 수면을 개인의 선택이 아닌, 가족과 사회 전체가 함께 보장해야 할 기본 권리로 바라봐야 한다.

오늘 밤, 당신이 엄마라면 제일 먼저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를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수면을 먼저 배려해주는 작은 연습이 필요할 때다.